'바야흐로 정원이 대유행이다'라는 이야기가 곳곳에 퍼집니다. 올해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정원박람회와 시민정원사 프로그램의 확대가 있었고, 무엇보다 1세대 조경가인 정영선 선생님의 작업을 재조명하는 전시, 영화, 방송 출연이 있었기에 대중들에게도 '정원'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원이 대유형이긴 한데 이게 정말 좋은 일일까 머뭇거려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원 만들기'는 노후한 공원과 골목을 리모델링하는 좋은 계기가 되어 세련되고 단정하며 잘 통제된 공간으로 탈바꿈되기도 합니다. 그 반대편에서 낡았지만 시간성과 추억이 담겨있는 장소를 보존하자는 주장이 있기도 하기에 잘 '관리' 된 정원이 과연 좋기만 한 것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또 모두에게 보편적인 '정원권'을 주장하며 곳곳에 생활정원을 많이 만드는 계획도 들려 오는데 그 과정에서 비인간존재는 배제되었음을 확인하곤 합니다.
우리는 도시에 다양한 생명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액티비스트가드너 학교 시즌 1 내내 곳곳을 걸으면서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공존을 위한 실천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좋을까 고민 끝에 우리답게 정원에서의 실천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즌 2에서 야생동물을 위한 정원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해외에는 이미 야생동물을 위한 정원 개념이 활발하게 소개되어 그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과 인증을 진행하는 기관과 단체도 있으며, 정원 애호가들은 식물과 용품을 파는 가든센터 같은 곳에서 손쉽게 야생동물을 위한 정원 만들기 도구들도 살 수 있다라는 부러운 내용을 온라인에서 엿보면서,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야생동물을 위한 정원만들기 워크숍의 길잡이로 함께 해주신 김장훈 전문 정원사께서는 '야생동물 정원 개념이 조금씩 우리에게 소개되고 있지만 관련 데이터는 아무것도 축적된게 없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를 서식처로 살고 있는 새, 곤충,기타 작은 생명들은 어떤 이들이 있으켜 그들은 어떤 식물을 먹이로 삼고 어디에서 잠을자며 번식을 하는지 관찰한 데이터가 없다는 말에 지금 우리가 하는 야생동물을 위한 정원 만들기는 비록 작은 실험일지 모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데이터를 나누면서 정원가들의 공유지식으로 발전시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모인 액티비스트 가드너들이 자료를 조사하고 공부하며 토론하고 만든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여러분의 정원과 공동체 정원에 새롭게발전적으로 적용하여 '한국의 야생동물을 위한 정원'의 데이터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동참을 바라며 기쁜 마음으로 초대합니다.